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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 동향
제목 [지방정치리더칼럼] 지역혁신과 거버넌스, 그리고 자치분권의 과제
이름 관리자

지역혁신과 거버넌스, 그리고 자치분권의 과제

 

박 홍 순(거버넌스센터 이사)

 

 

지역혁신과 거버넌스

 

먼 미래의 일 같았던 지역 소멸이 눈앞에 다가온 지금, 주민주권의 자치와 지역주권의 분권 활성화와 강화 없이 지역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지역 활력 창출, 지역 혁신은 요원하고,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지역혁신은 단지 우리나라만의 과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볼 때도 근대화를 일정정도 성취한 나라에서는 보편적으로 제기되고 추진되고 있는 전략이다. 근대 산업경제와 민주주의가 성장하고 정착되면서 또 지방자치와 분권이 확대될수록 점점 높아지는 주민의 요구 즉, 삶의 질 향상 요구에 대한 대응에서 기존의 시스템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사회발전의 주체측면에서 본다면 제1섹터의 관료주의와 제2섹터의 이기주의 모두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3섹터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동력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거버넌스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역혁신이 성공하려면 지역 차원에서도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고 새로운 성장발전에 대한 의욕을 불러 일으켜야 하며, 국가경영의 측면에서도 사회전체의 지원인프라를 형성하고 지역특성화를 통한 실험전략에 대한 사회적 동의를 획득하고, 글로벌한 시각과 적용 속에서 지역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사회발전의 요구와 지역산업경제발전에 대한 요구가 상호 대립적으로 가지 않고 상생하고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지점이 무엇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어야 하고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춘 다양한 혁신전략이 필요하다.

지방분권이 기존의 권한과 자원을 나누어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더 높은 삶의 질을 향유하기 위한 공동체의 선택이고 진보로 되어야 한다. 지역혁신이란 지역의 현대화이고 미래에의 투자로 되어야 한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의 배양이고 체질의 개선이다. 다양성의 시대, 지식정보화의 시대. 세계화의 시대에 맞는 사회운영원리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화를 추구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주체들의 자발성과 창의성, 책임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고, 정보의 네트워크화와 주체들의 파트너십 형성이 필수적이다.

때문에 과거의 관료형 리더십이나 기업형 리더십을 넘어선 거버넌스 리더십이 지역혁신의 주체형성과 관련되어 주목되어야 한다. 이해관계자들의 상향식 참여와 소통을 중시하고 권능강화와 참여의 거버넌스를 실현하고자 노력해온 지역정치의 리더십들은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산들이고 연대와 확산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정치의 거버넌스 리더십들은 단체장들뿐만 아니라 지방의원들 안에서도 확산되고 있으며 주민자치의 장 속에서 더 많은 리더십들이 훈련되고 배출되어 나올 것이다.

최근 뜻있는 지방의원들 500여명이 연명하여 분권자치 강화 없이 지역혁신 없고, 지역혁신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 없다란 제하의 성명을 발표하였는데, 이는 지역혁신의 주체형성, 더 나아가 우리사회의 쇄신을 위한 소중한 변화의 계기로 될 것이다. 같은 성명에서 밝히고 있듯이 그들 스스로가 먼저 지방정치인으로서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역량 강화에 노력하고, 지역에서부터 분권과 주민주권의 실천에 솔선하여 지방정치인에게 주어진 권한과 책임을 지역사회와 지역주민과 함께 나누고 공유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과 실천, 실행에 힘쓸 것을 다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점에 더욱 진정성이 느껴진다.

 

 

자치분권의 과제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는 32년만의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의 의미는 크다. 하지만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의 의미가 잘 구현되기 위해서는 자치분권2.0’이라고 명명한 것에 걸맞게 실질적인 후속조치와 실행력이 담보되어야 한다. 그 중에서도 거버넌스 관점에서 자치분권이 지역혁신을 위한 견인차가 되고 동력과 주체를 형성하는 바탕이 될 수 있도록 다음 몇 가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먼저 주민조례 발안제 관련 법률의 제정이다.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에서 도입된 주민조례발안제가 실효성 있게 실시되려면 그 방법과 절차 등이 규정된 법률이 시급히 제정되어야 한다. 주민이 직접 조례를 발안하게 된다는 것은 주민이 지방자치의 입법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주체로 나서게 된다는 것이다. 이전의 지자체 집행부에 청구하고 협의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에서 입법부인 지방의회와 주민이 직접 관계를 맺는 것이고, 지방의회와 지역시민사회와의 거버넌스가 중요한 과제가 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지방자치단체에서의 민관협치는 대개 지방행정과정에서의 민관협력을 대상으로 하였고 그동안 민관협치조례의 제정과 다양한 수준에서의 관련 정책과 사업의 경험들이 축적되어왔다. 앞으로는 지방의회의 입법과정에서도 지역시민사회와 다양한 차원의 민관협치가 진행되고 발전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해당 지역 주민 스스로가 지방정부의 성격과 구성방법을 선택하고 운영해 나가는 명실상부한 주민주권의 지방자치를 실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인구규모가 작은 자치단체에서 내각제형, 위원회형 등 기관통합형 기관구성의 실험이 진행되어 지방자치의 다양성이 보장되고 실정에 맞는 지방정부운영이 구현되었으면 한다. 기관대립형의 지방자치단체 구조는 대립적이고 갈등적인 정치문화가 양산되는 토대가 되고 있다. 거버넌스 패러다임으로의 국가운영의 전환이 요청되는 이 때, 지방정부 차원에서 먼저 협력적 연합정치의 실험과 모델이 만들어지고 확산된다면 그것은 진정 혁신의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를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구성원리와 운영구조부터 협력적이고 통합적으로 가져가고, 그를 통해 결정과 집행의 일관성과 책임성을 제고하는 지역혁신의 환경과 조건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주민자치회 조항의 입법화이다. 지방자치분권 및 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후 주민자치회를 시범실시한 읍면동이 꾸준히 확산되어 왔다. 시범지역 사례들과 결과들을 보면 제한된 범위에서나마 일정한 변화의 동력들이 형성되고 다양한 혁신의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에서 주민자치회 관련 조항이 통째로 빠지면서 주민자치회 추진의 법률적 근거 미비를 이유로 주민자치회 실시지역 확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그나마 어려운 여건에서나마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해당 지자체의 의지가 꺾이고 지속성을 담보하지 못하게 될 우려가 있다. 조속한 시일 내에 주민자치회 관련 입법화가 완료되어 주민자치회 활성화의 법적,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자치분권이 지역혁신의 견인차가 되고 그 동력을 만드는 토대가 되어야 한다. 앞에서 언급된 자치분권 진전을 위한 몇 가지 중요한 법적, 제도적 장치들은 저절로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역 주체들의 강한 요구와 캠페인에 의해 동력을 만들어야만 그나마 변화의 계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또 변화된 법, 제도적 형식을 진정한 자치분권과 지역혁신의 내용으로 채워나갈 주체들 또한 지역에 있다. 올해 지방선거의 의미는 남다르다. 자치분권과 지역혁신에 관한 의제들이 공론장에서 유력한 정책공약으로 거론되고 지방자치와 혁신의 주체들이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 떠오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