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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논평] "공천권은 정당의 전속권인가, 헌법의 통제 아래 있는가?"
이름 관리자

[거버넌스 논평]


"공천권은 정당의 전속권인가, 헌법의 통제 아래 있는가?"
—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당과 기본권의 문제

법원은 최근 김영환 지사가 국민의힘 으로부터 공천 배제(컷오프)에 맞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 결정은 단순한 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정당 공천 역시 헌법의 통제를 받는 영역임을 분명히 한 사건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재판청구권을 보장한다. 누구든지 법원의 판단을 구할 권리를 가지며, 절차적 하자나 권리 침해가 있을 경우 이를 시정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 원칙은 정치 영역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당에서는 법원의 문을 두드린 행위 자체를 문제 삼고, 이를 ‘공천 불복’ 또는 ‘해당 행위’로 간주하려는 움직임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내부 규율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 질서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문제다.

더더욱 중요한 점은 정당의 성격 자체가 이미 순수한 사적 결사체를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 정당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
평상시에도 주요 정당은 연간 약 700억~800억 원 규모의 경상 국고보조금을 지급받는다.
선거가 있는 해에는 이 규모는 더욱 확대된다. 2025년 대통령선거 사례를 보면, 더불어민주당은 약 265억 원, 국민의힘은 약 242억 원의 선거보조금을 지급받았다. 여기에 선거비용 보전금까지 더해지면, 각 정당 및 후보 측이 사용하는 국민 세금은 약 700억 원 안팎에 이른다.
특히 선거비용 보전금은 득표율 15% 이상 시 전액 보전되는 구조로 인해 사실상 1·2당이 독차지하는 구조다.
즉, 정당 운영뿐 아니라 선거 과정까지 국민 세금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정치자금 구조 역시 공적 성격을 강화한다.
개별 국회의원은 후원회를 통해 연간 최대 약 1억 5천만 원(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 원)까지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고, 중앙당 또한 별도의 후원회를 통해 정치자금을 모금한다.
최근에는 정치자금법 개정으로 지방선거 출마자들까지 후원회를 통한 정치자금 모금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 역시 당선 가능성이 높은 1·2당 후보들이 독식하는 형편이다.
결국 정당은 국고보조금 + 선거보조금 + 선거비용 보전금 + 정치후원금이라는 다층적 공적 재원 구조 위에서 운영되는 조직이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정당은 형식적으로는 사적 결사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공공기관에 준하는 책임을 요구받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결론은 명확하다.
헌법상 기본권은 정당 내부 규율보다 우선한다.

재판청구권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다.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행위 자체를 이유로 정치적 불이익을 부과하는 것은 기본권 행사를 위축시키는 조치이며, 사실상 권리를 형해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번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은 정당 공천 역시 법의 지배 아래 있어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정당을 막론하고 이와 같은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정당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정당 내부 질서의 필요성은 인정된다. 그러나 그 질서는 헌법 위에 설 수 없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상대 후보 지원, 선거 방해와 같은 행위는 해당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법적 절차를 통한 권리 구제까지 동일선상에서 취급하는 것은 기본권과 정치적 행위를 혼동하는 것이다.

정당이 헌법을 넘어서는 순간, 정당 민주주의는 권력의 도구로 전락한다.

우리는 묻는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당이 국민의 기본권 행사를 제약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공천권은 정당이 가진 전속 권한인가, 아니면 헌법의 통제 아래 있는 공적 절차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대한민국 정당 민주주의의 수준을 결정할 것이다.

2026년 4월 2일
거버넌스센터

 

 

※ 문 의 : 거버넌스센터 최광웅 대변인 (010-4879-6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