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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 동향
제목 [자치분권 동향]사회혁신과 지역 거버넌스의 분석결과와 정책시사점
이름 관리자

                                 사회혁신과 지역 거버넌스의 분석결과와 정책시사점

 

김상민(한국지방행정연구원 부연구위원)

이소영(한국지방행정연구원 부연구위원)

 

사회혁신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확대됨에 따라, 사회혁신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과 실천방안들이 모색되고 있다. 사회혁신의 개념에 대해서는 연구자들마다 조금씩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 있고, 그 개념 자체가 매우 포괄적인 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사회혁신을 실현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그 방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본 연구는 지역주민의 삶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지역단위, 즉 지자체 단위에서 사회혁신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한 가지 접근 방식으로 참여적・협력적 지역 거버넌스에 초점을 두었다. 관련 이론 및 선행연구 검토에 따르면, 사회혁신과 참여적 지역 거버넌스는 매우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으며, 특히 거버넌스는 사회혁신을 실현하기 위한 절차적 측면으로 이해하였다. 이에 선행연구 검토를 통해 도출한 사회혁신의 주요 요인들의 측면에서 지역 거버넌스 운영 실태를 분석하여 그 시사점을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사회혁신을 촉진시키기 위한 전략으로서의 참여적・협력적 지역 거버넌스의 역할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서울시 성북구와 충남 홍성군의 사례를 대상으로 거버넌스의 구조와 사회혁신적 전략의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와 그 정책시사점을 도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참여자 구성과 의사소통 전략으로 분석한 거버넌스 구조의 측면에서, 두 사례 모두 지역의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구조를 마련하고, 참여자의 다양성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북구의 경우 구정단위의 협치성북과 지역공동체, 도시재생, 사회적경제 등 각 부문별 거버넌스가 결합되어 있는 중층적 거버넌스 구조를 마련하고 다양한 부문의 주체들을 참여를 촉진하였다. 홍성군의 경우에도 민-관이 참여하는 군정단위 홍성통을 구성하고 지역사회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였으며, 특히 실무자들의 참여가 활발하여 실무단위의 정보공유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민과의 소통을 통한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도 확대되었음을 확인하였다. 즉 두 사례 모두 포괄적인 거버넌스 구조를 마련하고, 공식적・쌍방향적 의사소통 전략을 통해 활발하게 정보공유와 상호작용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홍성군 사례의 경우 홍성통에서 논의된 의제가 실제 정책집행으로 연계되지 못하는 문제점이 부각되었는데, 이는 의결권과 정책결정 권한의 부재에 따른 거버넌스 운영의 한계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이는 결국 거버넌스 구조 내에서 이루어진 공동 의사결정의 결과가 실제 정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에 기반한(예: 거버넌스 지원조례) 거버넌스의 공식화 및 의결권 확보가 중요하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사회적 수요충족, 새로운 아이디어의 실천, 사회의 실천 역량증진, 부문 간 교차, 그리고 개방적・협력적 네트워킹의 세부요인으로 분석한 사회혁신적 전략 측면에서도 두 사례는 다양한 전략과 실험들을 발전시켜 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사례 지역의 거버넌스 구조 마련에 있어 가장 핵심적 목표는 지역사회 의제발굴을 통한 공동의 문제해결이었다. 특히 성북구의 경우에는 협력적 거버넌스 구조 마련 자체를 지역사회 혁신을 위한 주요 의제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거버넌스가 사회혁신을 위한 절차적 측면뿐만 아니라 내용적 측면으로 접근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또한 성북구의 추첨제나 협치성북 공론회를 통한 성북구 정책목표와 비전의 확정 등은 구정 차원의 정책결정과정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입하여 실제 실천하고 있는 사례이다. 홍성군의 마을만들기지원센터 역시 지역 공론화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실제 설립된 사례이다. 이는 지역단위 참여적・협력적 거버넌스 운영과정에서 정보공유와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이것이 실제 지역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실험될 수 있는 지역사회 문제해결형 리빙랩 등도 적극적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

사회의 실천역량 증진의 측면에서는 두 사례 모두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주민 간 혹은 지역 민간단체 간 교류 및 협력을 촉진함으로써 개별 주체들의 실천역량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홍성군 사례에서는 마을리더나 주민을 위한 역량강화 프로그램이 운영되거나, 공무원 학습동아리(마을통) 등이 운영되고 있었지만, ‘인재부족’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 부문 간 교차의 측면에서는 협치성북과 홍성통 자체가 서로 다른 부문의 참여와 교류촉진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부문 간 교차 노력은 명확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새로운 갈등 문제도 대두되어, 부문 간 교차 시 발생하는 갈등의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개방적・협력적 네트워킹의 측면인데, 성북구의 경우 시민 협치플랫폼, 성북마을미디어를 통해, 그리고 홍성군의 경우 분과별 자발적 이슈모임과 외부전문가들과의 교류확산을 추구하는 마을학회 등을 통해 지역사회 내・외부 각 주체들과의 네트워크 강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들 사례는 개방적이고 협력적 네트워킹의 중요성은 인식하지만, 실제로 어떻게 이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전략마련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네트워크 촉진에 초점을 둔 사업이나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도록 하거나, 혹은 주민단체간, 민간-공공 간, 주민단체-일반주민 간, 혹은 일반기업이나 학계 등 다양한 차원에서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네트워킹이 확산될 수 있도록 세심한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지역 사회혁신 촉진을 위한 참여적 지역 거버넌스 구축과 관련하여 몇 가지 기본방향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단위 사회혁신과 참여적 지역 거버넌스의 연계고리와 시너지 관계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 지역 사회혁신의 촉진자 또는 가능조건(enabling environment)으로서의 참여적 지역 거버넌스의 역할에 주목하고,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여 함께 지역의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히 참여 거버넌스 체계 구축의 필요성은 지역의 문제해결을 통한 사회혁신을 실현시키기 위한 절차적 과정으로 인식할 때 더욱 중요해진다. 단순히 거버넌스 구조의 마련 및 운영에 그 의의가 있기 보다는, 거버넌스 내에서 지역의 다양한 문제점을 의제화하여 논의하고, 실제 정책으로 연계시켜 지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그 근원적 목적이 있다. 따라서 지역 거버넌스가 지자체 정책결정 과정의 공식적 절차로 기능할 수 있도록 거버넌스 자체의 공식성과 권한 강화는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기반으로서 거버넌스 지원조례 및 기본계획을 수립하거나, 전담조직 구성 및 추진체계의 정비가 필요하다. 또한 거버넌스 운영에 있어 내부적 규칙과 절차 등을 사전에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운영의 합리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둘째, 지역 사회를 포괄하여 다양한 부문들이 연계・협력할 수 있는 중층형・융합형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성북구와 홍성군의 사례에서 나타난 것처럼, 기 구축된 거버넌스 구조 및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서로 다른 사업간/부문 간 연계 부족, 행정체계 상에서의 실국별 칸막이 등으로 다양했다. 이러한 부문별/사업별/행정체계상 분절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부문이 협력할 수 있는 융합형 거버넌스 체계(예: 협치성북, 홍성통) 구축이 필수적이다. 또한 다양한 거버넌스 기반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는 지역사회단위에서도 지역 주민의 직접 참여에 기반한 거버넌스 모델(예: 지역사회 참여 거버넌스 선도기구 구성 및 운영)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 즉 ‘지역사회-시군단위’의 중층적 거버넌스 체계를 수립하고, 서로 다른 층위의 거버넌스 간 연계 및 협력체계 마련도 요구된다.

셋째, 사회혁신성을 촉진시킬 수 있는 전략을 거버넌스 운영 과정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참여적 지역 거버넌스 자체가 지역에 내제하는 다양한 문제를 논의하고 공동으로 해결함으로써 사회적 수요를 충족시키고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것을 궁극적 목적으로 삼는다면, 이는 근본적으로 사회 혁신성을 추구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변화하는 지역 사회 요구를 구체화하여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의 발굴과 적극적 실천을 통해 그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혁신 사례의 공유 및 공감대 형성, 새로운 실험과 시도 자체의 중요성 인식, 거버넌스 내에서 합의된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행정적・재정적 측면에서의 적극적 지원을 통한 실행력 증진 등도 중요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문제점을 개선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평가 및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은 필수이다.

넷째, 참여 거버넌스체계 및 운영전략 수립에 있어 지역적・환경적 특성, 즉 지역의 오랜 정체성이나 지역문화, 제도적 여건 등을 고려해야 한다. 성북구와 홍성군의 경우 대도시권과 농촌지역이라는 전형적인 지역특성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특성은 거버넌스 구축과 운영전략의 수립에 있어서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성북구의 경우 시민사회나 지역의 주민 및 자치조직의 활동은 활발한 반면, 서로 다른 주민조직, 자치조직, 시민단체 간 네트워크나 연계・협력의 측면에서는 다소 문제점이 나타났고, 이것은 지역사회 내 민간주체들의 네트워킹 거점인 ‘시민협력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으로 귀결되었다. 반면 홍성군의 경우, 60-70년대부터 지역사회에서 큰 역할을 수행해 온 풀무학교, 문당리 등의 자원이 홍동마을의 마을공동체 활성화와 지역 거버넌스 구축에 큰 밑거름이 되었다. 그러나 그 이외의 지역 또는 대다수의 농촌지역의 경우,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주체들의 부족 문제가 상존해 왔다. 마을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는 이장들의 경우,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어 혁신성 을 바탕으로 지역의 발전을 주도하는 데에는 현실적으로 상당한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적어도 농촌이나 도시지역에서 고려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와 운영전략은 차별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도시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역량을 갖춘 인적 자원이 풍부하고 다양한 민간영역도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개별 주체들의 역량 육성보다는 이들이 경계를 허물고 서로 다른 부문을 가로질러 연계・협력하면서 새로움과 혁신성을 창출할 수 있는 체계와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면 농촌지역의 경우 지역에서 리더로 활동할 수 있는 인재 육성이 우선이다. 젊은 열정과 패기를 겸비한 인재 육성을 위해 협치 및 사회혁신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거나, 또는 풀무학교가 지역 인재육성의 거점이 되었던 경험을 되짚어 지역 내 교육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지역 리더를 육성하는 방법도 있다. 이장이나 부녀회 등 전통적인 주민조직 참여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의 사회적경제 관련 조직(예: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등 참여 주체들을 다양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귀농・귀촌하고 있는 젊은 인력이 지역에서 뿌리내리지 못하고 실패하는 데에는 텃새라 불리는 지역의 배타적 문화도 한 몫을 담당하는데,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긴요하다.

시민요구의 박탈과 사회적 배제의 문제해결을 통한 지역주민의 삶의 질 증진, 시민역량 강화, 사회적 관계의 변화 등으로 대표되는 지역 사회혁신은 지역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실천방식과 직결되며,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와 협력에 기반할 때 실현될 수 있다.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들은 지역의 문제를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직접적 경험은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함에 있어 중요한 원천이 된다. 이들이 함께 모여 그들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상호학습은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 발굴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공동생산적(co-productive)이고 혁신적(innovative)이라 할 수 있다.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모여 의제를 발굴하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공동 의사결정 시스템으로서의 참여적・협력적 지역 거버넌스의 역할이 중요시되는 이유이다. 여기에 사회혁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회혁신을 촉진시킬 수 있는 전략을 거버넌스 체계 수립에 함께 고려한다면 지역의 사회혁신 속도는 배가될 것이다.

 

*출처: 김상민·이소영(2020), “지역 사회혁신 촉진을 위한 참여적 지역 거버넌스의 역할: 서울시 성북구와 충남 홍성군을 사례로”, 『지방행정연구』, 제34권 제1호(통권 12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