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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치분권 동향] 지역사회의 희망 만들기 : 민관협치의 정책시스템 구축을 위한 10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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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의 희망 만들기 : 민관협치의 정책시스템 구축을 위한 10대 과제

 

 

  

구자인(충남연구원 마을만들기센터장, 한국마을지원센터연합 이사장)

 

  

(이 글은 구랍 11월 자치분권위원회, 수원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서울시립대학교, 거버넌스센터가 공동주최한 <2020 제1회 “자역혁신과 분권자치 : 새로운 민주주의의 길”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풀뿌리 마을공동체운동과 자치분권, 민관협치” 내용 중 일부임)

  

□ 핵심적인 과제는 무엇인가? : 민관협치의 정책 시스템 구축


○ 지역사회는 내부를 들여다볼수록 현실이 복잡하고,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된다. 문제(현상) 자체는 쉽게 드러나고, 이것을 지적하는 ‘평론가’는 많지만 실제 현장에 들어와 실천하는 사람은 너무 없다. 소위 성공 사례, 우수 사례라 불리는 경험이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단절된다. 결국 열심히 실천한 성과가 지역에 차곡차곡 축적되고, 더디지만 한 걸음씩 전진하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중간 디딤돌이 될 수 있는 목표를 세우고 접근해야 지치지 않고 오래갈 수 있다.

 

○ 이런 점에서 행정기관과 민간이 함께 협력하여 지역사회 정책을 주도하는 ‘민관협치(거버넌스)’의 관점은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대세로 자리 잡았다. 행정기관은 민간의 주장을 귀담아들어야 하고, 민간도 공동학습 과정을 통해 합리적 주장을 해야 한다. 권력의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인해 ‘대등한 협력 관계 구축’은 ‘시간과의 싸움’이 될 것이다. 여기에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사회혁신 등의 큰 흐름이 있고, 비록 각개약진 중이지만 다양한 민간 운동도 전개되고 있다. 

 

○ 행정기관과 민간이 ‘대등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정책을 공동으로 생산하고(정책위원회), 공동으로 집행하면서(중간지원조직), 지역사회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전략은 논리적으로 거부할 수 없는 명분이다. 물론 여기에는 다양한 세부 과제가 있고, 현실적으로 ‘다른 쪽’에 대한 오래된 오해와 낙인(선입견)도 작동한다. 그럼에도 어느 정책 영역이든 이런 민관협치의 정책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아가 행정기관도 민간도 ‘칸막이’를 극복하여 협력 관계를 구축할 때 지역사회 문제가 해결되기 쉽다는 것은 분명하다. 

 

○ 선진지 자치단체의 경험과 앞에서 제시한 현장목소리, 지역정책의 4대 근본과제, 필자의 개인적 실천경험 등을 고려할 때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핵심과제로 아래 [그림7]과 같이 10가지를 제시할 수 있다. 이런 정책 환경이 정비될 때 지역사회(농촌마을)도 희망을 꿈꿀 수 있다. 

 

- 행정의 3대 당면과제 : 행정 지원체계 정비. 행정 지원체계의 우선 정비를 통해 민간의 신뢰감을 회복해야 한다.

 

- 민간 당사자의 3대 과제 : 민간단체 역량 강화. 민간의 조직화와 성장과정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 민관협치 제도 정비의 3대 과제 : 정책의 공동생산과 공동집행. 결국 민간의 주도성을 존중하고, 행정은 민관협치의 제도적 시스템을 빨리 정비해야 한다.

 

 

[그림 ] 지역정책의 민관협치형 추진체계와 10대 핵심과제(충남의 접근 관점)

 


 

 

□ 민관협치의 정책 시스템 구축을 위한 10대 핵심과제


(1) 행정의 총괄 조정부서 신설(지정) : 칸막이로 나뉘어져 있는 다양한 지역사회정책 영역을 총괄 조정할 수 있는 전담부서가 설치되어야 한다. 행정안전부가 조직관리 지침을 변경(2018.3)하여 ‘과’ 신설도 비교적 자유롭게 되었기에 정책의 연계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전담 ‘과’ 신설을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

 

(2) 행정지원협의회 구성 : 지역정책의 효과를 높이기에 위해서는 관련 부서 사이의 업무협조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농촌정책 측면에서는 마을만들기와 농촌관광, 6차산업, 귀농귀촌, 푸드플랜, 그리고 사회적경제, 주민자치, 도시재생 등의 영역이 연관성이 높다. 이들 분야는 ① 주민과의 직접적인 접촉이 많고, ② 업무 자체가 융복합 성격이 강하며, ③ 중간지원조직 설치를 요구받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인 특징을 가진다. 이들 분야를 중심으로 행정지원협의회를 구성하고 정기회의를 개최하며 업무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 필요하면 이들 부서의 팀장이나 주무관을 전문직위로 정하고, 또 인사 이동의 내부순환이 이루어지도록 ‘전문직위 군’으로 묶는 것도 한 방법이다.

 

(3) 순환보직제 단점 극복 : 행정의 순환보직제 문제는 민간 입장에서 보자면 심각한 상황이다. 행정에 대한 불신감을 강화하고 민관협력 자체를 저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가 있다. ① 직위공모제 도입, ② 필수보직기간 2년 준수, ③ 전문직위제(전문관) 도입, ④ 임기제 공무원 채용 등. 민관협치 업무는 그 자체가 어렵고 격무에 시달리기에 모든 공무원이 회피하는 부서라는 점을 고려하여 인센티브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순환보직제 단점을 인정하고 보완장치를 도입한 지자체는 중간지원조직과 협력하여 성과를 조금씩 도출하고 있다.

 

(4) 민간의 당사자 협의체 설립 지원 : “스스로 말하게 하라”는 관점에서 당사자(추진위원)의 사업 추진 역량은 계속 강화되어야 하고, 나아가 당사자들이 모여 설립한 협의체도 매우 중요하다. 당장의 사업추진에도 경험이 전수된다는 점에서 효과적이고, 현장의 문제를 발굴하고 공동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한다는 점에서도 필요하다. ‘주민 주도, 상향식’은 이러한 조직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 

 

(5) 민간단체 협력 네트워크 구축 : 사실 행정의 칸막이보다 더 심한 것이 민간 부문이다. 하지만 행정이 이렇게 ‘줄세우게’ 만든 측면이 크고, 여기에 대해 먼저 반성해야 한다. 좁은 지역사회에서 민간단체들이 상호협력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자치 역량이 강화되어야 행정은 행정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다. 민간도 스스로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작은 실천 경험들을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명망가 중심의 활동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6) 민간 (수탁)법인 설립 : 다양한 민간단체 사이의 협력 네트워크가 발전하면 법인 설립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중간지원조직을 염두에 두면 민간법인 설립은 필수적이다. 특히 농촌지역은 행정이 민간위탁을 하고자 해도 수탁받을 수 있는 법인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까지 모두 보조사업 형식으로만 사업을 추진해온 것에 대해 행정은 크게 반성해야 한다. ‘정책적 인큐베이팅’이란 관점에서 민간 스스로 지역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법인까지 설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7) 민관협치 관점의 기본 조례 제정 : 공동체나 삶의질, 정책융복합 등 사회적가치를 지향하는 정책 영역에서는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정책의 민관협치 관점과 협업을 강조하는 기본조례가 제정되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마을만들기(마을공동체)나 사회적경제, 주민자치 등 행정 사업 추진과 중간지원조직 설치 근거 마련을 위한 사업 조례만 많이 제정되어 왔다. 지역정책의 융복합을 강조하는 관점에서 행정과 민간의 공동학습과 토론, 합의의 과정을 거쳐 기본조례 제정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

 

(8) 정책위원회 설치 및 운영 : 민관협치(거버넌스)는 정책의 공동생산과 공동집행을 기본적인 시스템으로 한다. 지금까지는 위원회란 형식만 있을 뿐 실제 작동하지 않거나 부분적인 심의가 있을 뿐이었다. 위원들은 민간의 대표성을 반영한다기보다 개인적 차원의 참여에 불과하였다. 민관협치 관점에서 정책의 토론과 심의, 자문 등이 가능하도록 위원회가 설치되어야 한다. 위원회 간사도 행정과 민간 양쪽에서 담당하고, 공동협의를 통해 안건을 상정하며 회의록도 공유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9) (통합형) 중간지원조직의 설치와 운영 : 중간지원조직은 조례에 근거하여 설치되어야 제도적 위상이 강화되고 전문성과 안정성, 지속성도 확보할 수 있다. 기존의 보조사업 방식으로는 사업의 공백기가 발생하여 전문인력 확보도 어렵고 업무 연속성도 확보하기 어렵다. ‘행정사무’라는 공공성을 명확하게 인정하여 지속적인 예산 지원을 명확히 하고, ‘민간위탁’의 근거도 명시하여 민간이 책임성을 가지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간지원조직의 민간위탁에 관한 제도 개선도 계속 필요하지만 설치근거가 우선 명확하게 명시되어야 한다.

 

- 중간지원조직의 설치 근거로 상위 법률이 현실적으로 필요하다고 볼 때, 이번 국회에서 다시 발의되는  ‘마을공동체기본법’이 통과가 중요하다. 중간지원조직의 통합형 설치는 행정의 조직개편과 크게 연계되어 있다. 광역은 전문화, 기초는 통합·운영을 원칙으로 접근하되, 조직 통합이 어려울 시에는 동일 공간 내 배치하여 상호협력을 유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론 중간지원조직의 통합 범위와 형태, 시기 등은 토론과 합의를 거쳐 자치단체 자율로 결정해야 한다. 행정과 민간이 한 자리에 모여 충분히 공동학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0) 중간지원조직의 전문성, 현장성, 지속성 확보 : 결국 민관협치의 우선적인 종착점은 중간지원조직이 전문성, 현장성, 지속성에 기반하여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있다. 역으로 중간지원조직 설치를 통해 앞의 9개 핵심과제가 해결되고 강화되도록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한국 지방자치 현실에서 중간지원조직은 당분간 민관협치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읍면동 단위 주민자치, 행정리 단위 마을자치 시스템 구축으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적인 디딤돌이다. 

 

- 단순히 예산만 있으면 설치·운영할 수 있다는 발상은 너무 단편적이다. 물론 지역 현실에서 중간지원조직이 이런 역할을 단기간에 충분히 수행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런 방향에서 제도 개선을 꾸준하게 추진하면서 인재 유치와 역량 강화를 병행하고, 여러 시행착오를 수정해나가는 과정에서 중간지원조직의 정체성도 확립되고 지속가능할 수 있다.

 

- 현재 전국적으로 마을공동체 영역의 중간지원조직은 약 115개소로 추정되고, 대부분 대도시와 전북과 충남 지역에 발달되어 있다. (사·협)한국마을지원센터연합 소속 회원 센터는 약 65개소이고, 비회원 센터는 약 50개소로 추정된다. 대도시 광역과 자치구에는 대부분 설립되었고, 최근에는 농촌 지역에도 확산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