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소개 공지사항 거버넌스 동향 센터 소식 참여/문의/후원
거버넌스 동향
제목 [지방정치 리더 칼럼] 거버넌스는 끈기 속에서 피어나는 창조의 과정
이름 관리자

거버넌스는 끈기 속에서 피어나는 창조의 과정

 

박홍순(강남구 자치협력관)

 

우리나라가 오랜 권위주의 군부독재체제를 시민들의 힘으로 종식시키고 민주주의 제도를 안착시킨 것은 한국전쟁 종전으로부터 30여년이 흐른 19876월항쟁 이후이다. 87년 체제가 성립된 지 30년을 훌쩍 넘겨 또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에 우리 사회의 민주시민역량이 훌쩍 커버리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적, 사회경제적 환경도 크게 변화하였다. 87년 체제는 근대민주주의 정치 체제, 곧 대의제 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데. 이제는 이 87년 체제가우리 몸에 맞지 않는 옷이 되었다. 업그레이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 지방자치가 부활되어 첫 지방의회가 운영되기 시작한 1991년으로부터도 벌써 30년이 흘렀다. 자치와 분권이 시대의 화두로서 제기된 것이 이미 오랜 전이지만, 구체적 정책으로 실행되는 것은 너무 더디기만 하다. 작년 말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이 그나마 우리나라가 시대환경의 변화에 걸맞는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시대의 발전과 함께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지적할 때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은 과거의 엘리트 중심 체제의 시효가 한계에 다다랐고 우월적 지위를 통한 배타적 권한 행사와 권위주의의 유지, 재생산을 경계하자는 것이다, 이제 올바른 정치인이라면 과거의 기득권에 안주하지 말고 집단지성시대에 걸 맞는 공론조성의 촉진자로서, 곧 거버넌스형 리더십으로 진화해야 한다. 특히 생활세계의 평범한 시민들이 호흡하고 살아가는 지역사회에서의 거버넌스 문화 형성이 중요하고 그 속에서 함께하는 정치적 리더십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자치분권과 로컬 거버넌스의 활성화는 시대전환의 견인차이다. 한국사회는 과거 당연시 여겨졌던 고도성장의 시대를 마감하였고 저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존 중앙집권적 성장전략은 이미 한계에 봉착하였다. 분권과 자치를 통해 형성되는 지역의 자율성과 창의성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 지방분권에 대한 발상을 전환하여 행정권 뿐 아니라 입법권 및 사법권, 재정권을 지방정부에 부여하여 지역의 자기 책임성을 강화하고 동시에 정책개발의 전문성 강화로 새로운 사회발전의 견인차가 되도록 해야 한다.

자치분권 추진에 있어서 중앙권력의 권한배분과 위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차원에서 또 다른 과두제 권력의 변신과 기득권보전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동네분권, 주민자치가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 더 나아가 서로 간 이권 빼앗기, 자리차지하기가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상대방의 장점을 살려서 함께 일하기, 곧 거버넌스 문화와 시스템이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로컬 거버넌스의 활성화는 다양성의 인정과 균형, 개방성과 투명성, 사회적 신뢰의 기반에서 이루어진다. 위계적 조직문화가 아니라 네트워크형 조직구조와 자율적 운영과 책임성이 연습되고 축적되어야 한다. 끊임없는 자기쇄신과 건강한 시민성의 계발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 거버넌스는 새로운 시대로 전환하기 위한 창조의 과정이지만 그것은 갑자기 불꽃 하나가 튀어 온 산을 태우듯 단번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더러웠던 흙탕물에 끊임없이 새 물이 흘러들어 어느새 연못이 온갖 꽃으로 가득 피어나듯이 은근과 끈기 속에서 피어나는 창조의 과정이다.